남포 교회 박영선 목사님

요즘 격주로 남포교회에 나간다. 대학 후배 블로그 통해서 알게된 박영선 목사님 설교 들으려고. 그 동안 온라인으로만 듣다가, 은퇴를 앞두고 계신다는 소식을 듣고 남포교회에 직접 가게 되었다. 마침 우리 집에서 한 번에 가는 버스도 있음 ㅎ

솔직히 다른 목사님은 성경 말씀을 그저 피상적으로 전달하거나 심지어 왜곡하는 경우도 많은데, 박영선 목사님 께서는 성경 말씀과 신앙의 본질적 의미에 집중한다. 박목사님 설교 듣다보면, 성경을 제대로 이해하기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새삼 느낌. 지금까지 들었던 다른 목사님들 설교 중에 미심쩍었던 부분들이 해소되기도 하고.


예를 들어, 평소 좀 고깝게 생각하던 것 중 하나가 바로 '작은 일에 충성하라'는 설교다. 지금까지 만났던 목사님들은 하나같이 '작은 일에 충성을 해야 큰 일도 맡겨주신다'는 뉘앙스의 메시지를 전하였다. 그럼 끝내 큰 일을 맡겨주지 않으신다면? '그릇을 만드는 것도 부수는 것도 오로지 옹기장이의 몫인데 어디서 한낱 그릇 따위가 감히 항변을 하느냐'로 귀결.

나는 이런 설교를 들을 때 마다 왠지 모르게 찝찝했다. 어찌 보면 맞는 말 같으면서도 결국에는 맹목적인 순종만을 강요하는 것 아닌가 싶었다. 어쩌면 나는 내가 듣고 싶은 말만 들으려고 괜히 삐딱하게 듣는 것은 아닌가 싶어 스스로를 의심하고 자책하기도 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봐도 이런 말은 목사님 보다는 차라리 직장 선배에게 듣는 편이 더 적절하지 싶다. 게다가 그릇이 큰 사람은 (성장 과정에서) 작은 일에 금방 싫증을 내기도 한다.


그런데 박영선 목사님 설교는 달랐다. 나중에 큰 일을 맡게 되느냐 아니냐 따위는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하신다. 작은 일도 하나님 역사라는 것. 우리가 보기에는 하찮은 것이라도 성실하신 하나님께서 쓰시면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룬다. 하나님이 내 일손을 필요로 해서가 아니라, 나 같이 하찮은 존재를 통해서도 하나님은 그 분의 선한 계획을 이룬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본질은 '앞으로 맡게 될 큰 일'이 아니라 '성실하신 하나님'인 것이다. 본질을 전하는 목사님을 만나기까지 무려 30여년이 흘러버린걸 생각하니 분하고 야속하다. 나의 성장 과정은 왜 그렇게 엉터리로 가득했던가? 하지만 지금이라도 참 스승을 만난 것은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아니 어쩌면 그 천둥 벌거숭이 시절 마저도 하나님의 크신 섭리의 일부인지도.


‘예수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세상의 약육강식 논리에 치여 산다. 하나님이 허락하신 환경에서, 나의 선택에 따르는 삶을 받아들이고 살아가는 것이 바로 순종이며,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것이 신앙의 열매이다.’

'인간이 자기 자유를 사용한 결과를 확인하는 것이 바로 역사이다. 역사는 우리의 선택이 낳은 결과라는 것이 얼마나 절망적인지를 보여준다. 그렇다면 자유의 의미는 무엇인가? 우리는 절망 가운데 나는 누구인가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의 실수가 자초한 환란 조차도 주님의 능력과 계획과 일하심의 범위 안에 있다는 말씀이 바로 복음이다. 이러한 복음으로 인하여 우리는 비로소 믿음으로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영화가 재밌는 이유는 악역이 있기 때문. 세상도 마찬가지. 모두가 선역일 필요는 없다. 내가 선을 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랑의 반대는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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