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준비의 기본 자세: 역지사지와 차별화

몇일 전에 취준생들은 하루 24시간을 취업 스터디로 빡빡하게 체운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취업 잘 된다고 소문난 스터디는 가입 조차 힘들다더군요. 취업은 고사하고 스터디에서부터 떨어지다니..ㅡㅡ;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취업 스터디에서는 도대체 뭘 공부할까? (전 해본 적이 없거든요.) 일단 정보 교환. 물론 인터넷에 다 있는 것들이겠지만 그래도 만나서 서로 공유하면 분명 도움이 됩니다! 얻기가 번거로워서 그렇지 사람에게서 얻는 정보가 아무래도 좋죠. 그리고 또 뭘 할까요? 모의 면접 같은거 하면서 서로 피드백 주겠죠. 빌어먹을 SSAT 문제집 같은 것도 풀겠네요. 뭐 좋습니다. 근데 이런걸 하루 종일 한다고요?

궁금해서 취업 준비를 하고 있는 사촌 동생에게 물어봤습니다. "너도 하루 종일 취업 공부 하니? 응." 그래서 무슨 공부 하나 봤더니 얄팍한 실용서 따위나 잔뜩 보고 있더군요. 물론 아무 것도 안하는 것 보다야 낫겠지만, 솔직히 취업은 물론이고 앞으로 회사 생활에도 그리고 동생 인생에도 그리 큰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아 보였어요.

사실 취업 공부라는게 그래요. 영어 성적 받아놓고 나면 더 이상 할게 없거든요. 학벌과 학점은 이미 지울 수 없는 꼬리표이고. 그런데 취준생들은 하루 종일 '취업 공부'를 합니다. 가만히 있으면 불안하니까 뭐라도 하는거죠. 그야말로 불안함을 잊으려는 노오오오오력. 정말 안타까워요. 이거야말로 정말 철저한 소모전이거든요. 어찌보면 입시 지옥 보다도 훨씬 심각한. 제가 지금 취준생 여러분을 무시하는게 아니라, 작금의 현실이 정말 개떡같다는 말을 하는거에요.

그럼 무슨 공부를 하면 좋겠냐고요? 글쎄요. 저는 우선 '역지사지' 관점에서 생각해보시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역지사지'. 입장 바꿔 생각해보자는거죠. 저는 역지사지야 말로 성공 취업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마음 자세라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취준생 입장이 아니라 우리를 심사하는 채용담당자 입장이 되어보자는거에요. 여러분 취업에서 학벌이 왜 중요할까요? 입장 바꿔 생각해보면 금방 답이 나옵니다. 맞아요. 지원자는 많은데 (채용 담당자 입장에서) 일일히 검토할 시간은 없으니까요.


저는 장교로 군복무를 했어요. 사단 본부에서 근무했는데, 아무래도 상급부대라 그런지 같이 일한 병사들 학벌이 대부분 좋았습니다. 근데 학벌이 그리 좋지 않아도 착하고 일 잘하는 친구들도 있었어요. 그래서 전 결심했죠. 우리 부서 병사(계원) 뽑을 때는 학벌 안보겠다고. 제가 중위로 진급하고 우리 부서 병사 한 명이 전역(캐부럽..)을 해서 제가 병사를 뽑게 되었습니다. 전 예전의 다짐을 되새기며 신병 교육대로 향했어요. 도착하니 대위님이 신상명세서 500장 주시면서 말씀하시더군요. "3분 줄테니 뽑아가라." 전 결국 학벌 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ㅜㅜ

아마 회사 특히 대기업은 이것보다 상황이 더 심각할거에요. 지원자는 몇 천명 아니 몇 만명이고, 게다가 클릭 한 번이면 그 많은 사람들이 학벌 순서대로 정렬되겠죠. 자소서 두괄식으로 쓰라는 조언도 많이 들어보셨죠? 이것도 마찬가지. 지원자가 워낙 많으니 최대한 눈에 띄게 읽기 좋게 써야 하는거죠.

취업 준비하시는 분들은 이력서에 뭐라도 한 줄 더 써넣으려고 하시죠? 그런데 이것도 한 번 입장 바꿔 생각해봐요. 여러분들이 사람 뽑는데 이력서에 이것 저것 줄줄히 많이 써있으면 좋을까요? '이 친구 정말 성실하게 취업 준비 했구만~' 하는 생각이 들까요? 오히려 반대에요. '얘는 뭘 이렇게 많이 했어? 그래서 도대체 정말 잘하는게 뭔데?', '어? 이건 우리 회사 우리 직무랑 아무 상관도 없는건데? 이 친구 뽑아놔도 금방 이직하겠구만.' 아마 이런 생각이 들 가능성이 더 커요. 그래서 이력서에 뭐라도 한 줄 더 쓴다고 꼭 좋은게 아니에요. 입사 지원을 할 때에는 이력서 한 통 써놓고 여기 저기 뿌리기 보다는, 산업별 직무별로 이력서를 새로 작성해서 보내는 것이 좋고요.

그럼 다시 '취업 공부' 이야기로 돌아와서, 역지사지 관점에서 보자면 취준생은 어떤 공부를 하면 좋을까요? 글쎄요. 여전히 정답은 없어요. 하지만 저는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어요. 기왕지사 취업 준비 관련한 공부를 하겠다면 자기 자신을 '차별화'시킬 수 있는 것을 하시라고요. 수요(일자리)는 적고 공급(취준생)은 넘쳐나는 상황에서 나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그렇습니다. 바로 차별화를 고민하셔야죠! 사실 취준생들이 다 고만고만 하거든요. 이런 상황에서 차별화만 할 수 있다면 확실히 눈에 띌 수 있습니다! 그럼 차별화는 어떻게 하냐고요? 역시나 정답은 없어요. 왜냐면 각자를 차별화할 수 있는 방법은 제각기 다를테니까요. 나 자신에 대한 차별화 방안은 스스로 고민해서 답을 찾으셔야 해요. 답답하시다고요? 죄송합니다..ㅜㅜ

그래도 고민해보세요! 기왕지사 취업 준비를 열심히 할 것이라면, 그것이 공부든 공모전이든 봉사 활동이든 아님 다른 무엇이든 간에, 항상 역지사지 관점에서 스스로를 차별화하는 방안을 생각해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말이 쉽지 실천하기는 어렵지만, 그래서 정말 실천하는 사람에게는 분명 좋은 일이 생길 것입니다! 원래  사회 생활이 학교 생활과 가장 다른 점은, 바로 답도 길도 없는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나아갈 방향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