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과학은 과학이 아니다

창조과학은 과학이 아니다. 이는 논쟁의 여지가 있는 주장이 아니며, 성향이나 호불호 문제도 아니다. 그냥 명백한 사실이다. 나는 기독교인 신자이며 과학자는 아니다. 하지만 창조과학이 과학이 아니라는 사실은 분명히 설명할 수 있다. 하나님이 세상 만물을 창조하셨다는 믿음을 확고히 간직한 채로 '창조 과학'이라는 용어의 뜻만 잘 살펴보아도 알 수 있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매사 용어 정의만 잘 살펴봐도 어떤 사안을 이해하고 분별하는 데 큰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

과학이란 검증 가능한 방법으로 이루어진 지식 체계를 말한다. 과학적 연구 절차는 가설 설정과 검증 과정을 통하여 최종 결론에 도달한다. 과학적 가설은 검증 과정에서 논리적으로 그리고 실험적으로 증명이 되면 과학적 학설(정설)로 인정받는다. 하지만 검증 과정에서 거짓임이 드려날 경우 가설은 얼마든지 폐기될 수 있어야 한다. 기존 가설을 버리고 새로운 가설을 설정하여 새로운 발견의 과정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창조과학은 '하나님의 천지창조'를 가설로 삼는다. 그런데 앞서 말하였듯이 '하나님이 세상 만물을 창조하셨다는 믿음'은 기독교인에게 있어 절대 불변의 진리이다. 이러한 믿음은 과학적 연구 과정을 거쳐 폐기할 수 없는 것이기에 과학적 가설이 될 수 없다. 창조 과학은 과학적 가설로 삼을 수 없는 믿음과 신념을 가설로 삼고 있으므로 애초부터 과학이 될 수 없는 것이다! 학계에서는 창조과학을 일부 과학의 형식을 취하지만 본질적으로 과학이 아닌 의사(가짜, 사이비) 과학으로 간주하며, 창조과학은 식자들 사이에서 조롱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창조과학은 과학적으로는 물론 신앙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다. 말했듯이 창조과학은 하나님의 창조 섭리를 절대 불변의 진리가 아닌 과학적 연구 결과에 따라 얼마든지 폐기될 수 있는 가설로 여기는 것이기 때문. 따라서 창조과학은 하나님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욕되게 하는 것이다. 사이비 과학을 근거로 삼는 신앙은 건강한 신앙이라 말하기 어렵다.

성경은 일점일획 조차도 하나님의 감동으로 쓰였다는 믿음 역시 기독교 신앙의 근간이다. 신앙인으로서 성경을 열심히 탐구하고 그 안에서 하나님의 뜻을 찾으려는 것은 좋다. 하지만 인간의 능력으로는 성경의 신비를 모두 이해할 수 없다는 것 또한 인정해야 한다. 성경은 하나님의 마음을 인간의 손을 빌어 많은 비유와 은유로 적은 수수께끼의 책이다. 많은 이단이 이러한 성경을 단지 문자 그대로 해석하려다 자가당착에 빠지곤 한다.

창조과학은 하나님의 섭리를 만천하에 증명해 보여서 불신자를 보다 빨리 전도하려는 일부 신앙인의 교만에서 비롯된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예수님 조차 고난 중에 '높은 곳에서 몸을 던져 네가 정말 하나님의 아들임을 세상에 증명하라'는 시험을 받았다. 어지러운 세상 속에서 신앙인이 믿음을 온전히 지키기 위해서는 순종과 더불어 마땅히 분별을 할 줄도 알아야 한다. 성경 말씀처럼 뱀처럼 지혜로울 필요가 있는 것이다.


하나님에 대한 믿음은 창조론과 진화론 사이의 싸움이나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다. 진화론의 존재와 성경의 권위는 아무런 상관 관계가 없다. 교황 비오 12세가 이미 1950년에 진화론과 창세기가 모순되지 않는다는 내용을 발표했고, 2014년에도 교황 프란치스코가 신이 있었기에 빅뱅과 진화가 가능한 것이 아니었겠느냐고 연설했다. 기독교 근본주의가 시작된 미국에서조차 대다수 메이저 교파들은 유신론적 진화론을 지지한다.

진정한 신앙은 이성을 초월할 지언정 무시하거나 부정하지 않는다. 과학자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지동설 때문에 종교 재판에 회부된 역사적 사실을 기억한다면, 과학에 종교의 잣대를 들이대거나 종교를 과학적으로 증명해내려는 시도가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 알 수 있다. 우리는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나(예수)의 것은 나에게로 시저의 것은 시저에게로'라는 성경 말씀 처럼 과학(형이하학)과 종교(형이상학)는 별개의 영역으로 보아야 한다.

과학은 과학적 연구의 대상이지 믿음과 신념의 대상이 아니다. 종교 또한 믿음과 신념의 대상이지 과학적 연구 대상이 아니다. 진화론을 '믿을' 필요도 하나님의 창조를 '증명'할 필요도 없다. 진화론은 현재 학계에서 인정 받고 있는 학설로서 '이해하면' 되는 것이고 학계 동향 따위와 관계없이 하나님을 '믿으면' 되는 것이다. 성경 말씀에 '보지 않고 믿는 자에게 복이 있다'고 했다. 보이지 않는 것을 믿는 것이 바로 종교의 본질. 그래서 신앙을 갖고 온전히 지켜나가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이다.


일반인의 창조과학 신봉은 (어떻게든 믿음을 지키려는) 무지에서 비롯한 갸륵함으로 볼 수도 있다. 같은 신앙인 입장이라면, 비록 그들이 명백히 틀렸어도 함부로 멸시하면 안될 것이다. 그러고보면 성경 또한 고대 근동 지방 일반인 상식의 눈높이에서 쓰여졌다. 다만 대중의 신앙 가치관에 혼동을 주는 교역자나, 사화에 광범한 민폐를 끼치려는 세력은 비판 받아 마땅하다.

신앙인의 삶은 끊임없이 자기를 비우고 예수를 담는 과정. 신앙인의 지상 과제는 매일 조금씩이라도 예수를 닮아가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끊임없는 자기 반성과 부정이 필요하다. 기독교 신앙은 '나는 어쩔 수 없는 죄인이고 오직 예수의 보혈로만 구원받을 수 있다'는 자기 부정적 고백에서 시작한다. 그런데 많은 신앙인이 첫 고백 이후 더 이상 자기 부정을 하지 않는다.

신앙은 끊임없이 성장해야 한다. 뭐든 고여있으면 썩으니까. 교회 공동체가 마땅히 추구할 본질적 가치는 다름 아닌 믿음 성장. 우리가 교회 안에서 매일 조금씩이라도 나 자신을 비우고 예수님을 닮아간다면, 창조과학 따위에 집착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신앙인을 권면하여 바른 길로 이끌어야 할 교회가 오히려 신도의 눈과 귀를 가리는 현실은 참으로 안타깝다.

댓글 5개:

익명 :

님의 글을 잘 읽었습니다. 제생각과는 조금 다르네요.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먼저 용어가 잘못 쓰인 점은 맞는 것 같아요. 재현하거나 증명할 수 없으므로 과학이란 용어는 맞지 않는 것 같아요. 창조론이라고만 해도 충분할텐데 말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세상의 이치나 법칙들, 현상들을 창조의 시각에서 연구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시대엔 온통 (진화론적인) 과학만을 배운 까닭에 종교란 인간이 만든 미신의 일부로 평가절하되는게 일반입니다. 그래서 자신이 어느 종교를 믿는다는 것이 무지나 무식함을 나타내는 것처럼 부끄러운 것으로 생각이 될 정도입니다. 창조론이 세상의 지식과 종교를 잘 연결시켜줄 수 있다면 그것은 훌륭한 일일 것입니다. 그것으로 비종교인이 종교를 받아들이는데 좀 더 쉬울수 있다면요.

다른 면에서 보자면, 제 생각에 종교와 과학은 서로 다른 영역이 아닙니다. 중첩되는 부분이 훨씬 더 많을 것 같아요. 세상을 창조하신 하나님께서 처음 지으실때 아무런 규칙도 없이 내키는데로 지으신 걸까요? 이 세상엔 톱니바퀴돌아가듯 맞아들어가는 자연법칙들이 많이 있지 않습니까? 온 만물에 창조자의 손길이 닿아 있다면 그 자연 법칙과 세상의 이치들도 창조자가 세심하게 만드신 것 아닐까요? 그런 측면에서 자연법칙과 이치를 연구하여 창조의 섭리를 더 잘 설명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믿음이 종교의 본질라면, 예를 들어 우리가 도달해야할 목적지라면 아무 이정표없는 길보다는, 이정표가 방향을 가르쳐주는 편이 좋지 않을까 합니다. 이정표가 목적지를 잘 가르켜 준다면 말이죠.

june :

신앙인이 세상으로부터 무식쟁이 취급을 받거나 조롱을 당하는 이유는 세상 사람들이 과학을 배워서가 아니라 오히려 일부 신앙인이 과학을 제대로 모르면서 억지 주장을 하기 때문입니다. 과학과 종교에 중첩되는 영역이 많은 것 같다는 말씀은 무슨 뜻으로 하신건지는 정확히는 모르겠는데 남기신 글 자체만 놓고 보면 명백한 오류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왜 오류인지는 이미 위의 본문이 충분히 설명하고 있으므로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곽상호 :

신앙인이 세상으로부터 무식쟁이 취급을 받기에 성경에 근거한 과학적 탐구는 더욱 필요합니다.
하나님은 도마에게 믿음을 요구하셨지만 또한 손의 못자국을 만지게도 하셨습니다.
세상사람들이 말하는 과학과 창조학자들의 과학은 다릅니다. 또한 그렇게 해야만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 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교회에서 배우는 것과 학교에서 배우는 것의 괴리를 우리는 설명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도 아주 명확하거나 증거를 말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왜냐구요? 우리 자신 스스로 그것을 느끼며 살지 않았나요?

둘째 저들은 과학이라는 비과학으로 거짓말을 하기때문입니다.
진화론부터 우주론까지 증명되지도 않았고 확정되지도 않은 것을 진리인 것처럼 우리 또는 우리 아이들에게 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성경이 만약 '아니'라는 증거로 증명되어 진다면 우리는 하나님을 믿을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나 그런 증거는 나오지 않았고 나올 수도 없습니다.

셋째 성경은 말씀의 칼이기 때문입니다.
성경으로 과학을 쪼개야합니다. 그래야만 거짓된 저들의 속을 드러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과학이라는 바벨탑이 쌓아지고 있는데 크리스챤은 속수무책 이었습니다.
왜냐하변 중세까지의 기독교의 우주관은 성경에 근거한다기 보다는 당시의 눈으로 성경을 잘못 이해한 오류가 있었기에 창조에 관한 무슨 증거로도 말로도 저들을 설득 할 수 없었고 또한 그럴만한 지식도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넷째 우리는 성경으로 하나님이 주신 지혜로 성경이야말로 진리임을 드러내야하기 때문입니다.
주님님은 어부인 베드로를 사람을 낚는제자로 삼으셨고 성경과 세상의 많은 지식에 능통한 모세와 바울을 세워 말씀사역을 하게 하셨습니다. 오늘날 과학자를 통하여 저들의 거짓 증거를 하나님의 진리로 드러내야 할 것입니다.

예수님을 눈 앞에서 보고도 많은 유대인들이 그분이 구세주인줄을 모르고 있엇습니다. 현시대에도 성경이 진리임이 들어난다 할지라도 세상은 주님을 외면 할 것입니다. 하지만 구원의 백성들은 더욱 힘을 얻을 것입니다.
오늘날의 창조과학은 저들에게 변론하거나 어필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믿는자들에 대하여 믿음의 확신을 갖게 하는데 쓰임이 될 것입니다.

창조과학이 인간과학이 되고 거짖과학이 되면 믿는이들을 수렁에 미는꼴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믿음안에서 섣부른 판단을 하지않고 성경아래에서 지혜를 구한다면 주님께서 크게 쓰시는 일이 될 것으로 믿습니다.

곽상호 :

어느날 유트브 서핑중 어느 목사님의 설교 동영상을 보고 깨달은 바가 있습니다.
그분은 이렇게 말하더군요..
'갈릴레오가 지구는 돈다고 할 지라도 나는 별들이 돈다고 말 할 수 있다'고요
'하나님은 지구를 세워놓고 해와 달과 별들을 충분히 돌리고도 남음이 있으신 분'이라고요..
하나님이 보시기엔 이세상의 것들은 티끌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그러눈으로 성경을 대한다면 과학쯤은 쪼개고도 남겠지요..

june :

과학이 무엇인지 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서 무턱대고 쪼개려고드니 세상으로부터 무대뽀 취급을 받는 것입니다. 이런 태도는, 본문에도 적었듯이, 과학적으로는 물론 신앙적으로도 바람직하지 못합니다. 자기만의 믿음이나 가치관에 지나치게 집착하다보면 자칫 보편 타당한 판단 기준을 놓치고 자기 중심적인 사고 방식에 빠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