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강요하면 이혼이 늘어난다

한국의 이혼율은 세계적으로도 아주 높다. 어르신들은 요즘 젊은 것들이 문제란다. 예전엔 다 참고 살았다고. 물론 충동적인 이혼은 분명 문제지만, 내가 보기엔 무조건 참고 살았던 이전 세대도 문제. 무조건 참고 살았기 때문에 누군가는 피멍이 든다. 이혼율 못지 않게 고소 고발 비율도 높은 한국이지만, 유독 가정 문제만은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가부장적 유교 문화권에서 가정 문제를 밖으로 이야기 하는 것 자체가 수치로 여겨지기 때문. 하지만 터놓고 말해보면 의외로 많은 문제가 드러난다.

문제는 많은데 터놓고 이야기 할 수는 없다보니 상처는 안으로 곪는다. 그래서인지 한국에는 유독 매춘과 불륜 그리고 우울증이 많다. 솔직히 한국 남자에게 매춘은 일상이다. 아직까지도 한국의 아버지/남편들 마음 속엔 남자니까 괜찮다는 면죄부와 권위의식이 있다. 그리고 어머니는 밖으로 도는 남편과 멀어지면서, 품안의 자식에게 지나치게 집착하다가 자식마저 다 크고나면 허무함을 견디지 못하고 우울증에 걸리거나 불륜의 유혹에 빠지곤 한다.

가족은 참으로 소중하고 따뜻한 축복일 수 있지만, 어쩔 수 없이 평생을 함께 해야 하는 업일 수도 있다. (차라리 남이면 안보면 그만인데.) 결혼해서 가정을 이룬다는 건 기쁜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어렵고 두려운 일이다. 그래서 나는 결혼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며, 서둘러서는 더더욱 안 된다고 생각한다. 출산과 양육은 더욱 그렇다. 특히 한국 교육 제도는 세계적으로 악명이 높다.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은 적이 없는 한국 부모가 제대로 된 교육을 할 수 있는 가능성도 높지 않다.

이런 면에서 난 이혼율 증가를 나쁘게만 보지는 않는다. 젊은 사람들이 남의 이목을 신경 쓰느라 자기 자신을 억누르고 무조건 참고 사는 기성 세대들의 실수를 답습하지 않는 모습은 좋다. 때로는 세월이 약이라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참는다고 문제가 해결되지만은 않는다. 오히려 누군가는 평생 말할 수 없는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야 한다. 그러나 역시 이혼은 그리 좋은 일은 아닐 것이다. 특히 이혼 가정의 자녀가 받는 상처를 생각하면 더욱. 이혼 후 서로 자녀 양육을 떠넘기는 부모야 말로 결혼할 자격이 없는 사람들의 전형적인 예. 미숙한 인격의 섣부른 결혼과 출산은 불행의 씨앗.




그러면 이혼을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혼 이전에 먼저 섣부른 결혼을 막아야 한다. 이 사회가 더 이상 결혼을 종용하지 말아야 한다! 후회할 때 하더라도 해보고 후회하는게 낫다고? 해보고 후회하는게 안해보고 후회하는 것 보다 낫다는 말은 해보고 나서 아니다 싶음 쉽게 접을 수 있는 경우에만 타당하다. 따라서 이런 말로 섣불리 결혼과 출산을 권하는건 좋지 않다. 결혼 안 하면 출산율 줄어서 경제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잘못된 가정이 사회에 끼치는 악영향이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더 크다. 그리고 더 이상 인구 증가에 의한 소비 진작 만으로 경제 성장을 이끌어내기 어렵다. 21세기 경제의 성장 동력은 소비 진작 보다는 기술 진보에 있다.

한국 사람들은 지나치게 남의 이목과 채면을 의식하는 경향이 있다. 마치 끊임 없이 상급 학년으로 올라가기라도 하듯, 한국 사람들에게는 일정 나이에 무엇을 해야만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진다. 이러한 행군에서 조금이라도 뒤쳐지면 무슨 큰 일이라도 나는 것처럼 다들 호들갑을 떤다. 이래선 안 된다. 결혼을 하고 싶어도 현실적으로 여건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 또한 차라리 혼자가 더 어울리는 사람도 있다. 그리고 결혼이고 뭐고 그냥 처음부터 인간이 안된 것들이 있다. 이런 인간은 뭘 해도 안되지만 특히 결혼과 출산은 절대 안 된다!

부모가 되는건 쉽다. 하지만 좋은 부모가 되는건 어렵다. 세상에 대한 희망도 없이, 스스로의 삶에 대해 떳떳하지 조차 않으면서, 남들 다 하니까 나도 한다? 제발 아서라. 세계 인구는 이제 무려 70억. 이제 인류는 더 이상 결혼과 출산에 목매지 않아도 된다. 가화만사성. 이는 우리가 흔히 아는 것 처럼 가정의 화목이 첫째라는 뜻이 아니라, 화목한 가정을 이루기란 그만큼 어렵다는 뜻 아닐까? 그래서 화목한 가정을 이룰 만큼 충분히 성숙한 사람이라면 다른 일도 잘 할 수 있다는 뜻 아닐까?


인생에 있어 결혼이란 하나의 선택이며 과정이어야지 결혼과 출산이 마치 절대 목표나 과제인 것 처럼 여겨져서는 안된다. 세상에 완벽한 부모란 없다. 하지만 최소한 결혼과 출산이 누구나 아무나 하는 통과의례라는 인식이 사라지고 대신 어렵고 숭고한 일이며 그래서 먼저 신중히 자기 스스로를 돌아보고 결정해야 한다는 의식만 생겨도 훨씬 살기 좋은 세상이 될 듯!

누가 그러더군. 사람은 판단력이 부족해서 결혼하고, 이해심이 부족해서 이혼하고, 기억력이 부족해서 재혼한다고. 결혼에 대한 생각은 각자 다르겠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결혼과 출산은 신중히 결정해야 할 중대한 문제라는 것이다. 사랑하면 연애하라. 책임질 수 있으면 결혼하라. 그리고 어찌되었던 지금 이 세상과 사회는 한 번 살아볼만 하다는 확신이 있고, 자녀 인생에 그 어떤 강요도 하지 않되, 다만 더도 덜도 말고 나 처럼만 살아보라고 떳떳하게 권할 수 있다면 출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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